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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회루에 얽힌 세종대왕과 하급 관리 구종직 이야기

경복궁 경회루(慶會樓)는 조선 시대 왕이 연회를 열거나 외국 사신을 접대할 때 사용하던 누각입니다. 조선시대 문신인 구종서는 교서관의 종9품 하급 관리(정자) 입니다.

 

경복궁 경회루

 

경회루에 얽힌 세종대왕과 하급 관리 구종직 이야기

  • 구종직은 젊은 시절 교서관의 종9품 하급 관리(정자)로 궁궐에서 숙직을 하던 중, 경회루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싶다는 마음에 밤을 틈타 경회루 연못가를 산책했습니다.

  • 그때 마침 세종대왕이 내시 몇 명과 함께 경회루에 산책을 나왔다가 구종직과 마주치게 됩니다. 구종직은 순간 큰 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해 두려움에 떨며 왕 앞에 엎드렸습니다.

  • 세종은 구종직의 신분과 밤중에 경회루에 나온 이유를 물었습니다. 구종직은 "경회루가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, 숙직을 하게 된 김에 몰래 구경하고 있었습니다"라고 솔직하게 답했습니다.

  • 세종은 그를 바로 꾸짖지 않고, "경전을 외울 줄 아느냐"고 물었습니다. 이에 구종직은 공자가 엮은 역사서인 『춘추』 한 권을 막힘없이 술술 외웠습니다.

  • 세종은 구종직의 학식과 재능을 높이 평가해, 다음 날 바로 그를 종5품 부교리로 파격 승진시켰습니다. 이는 종9품 하급 관리에서 하루아침에 종5품 중간 관리로 올라선 매우 이례적인 인사였습니다.

  • 이 소식이 알려지자, 신하들이 벌떼처럼 반대했습니다. 세종은 "그럼 너희들도 춘추를 외워보라"고 시험했으나, 구종직만이 줄줄이 외워냈습니다. 세종은 "너희들은 한 구절도 외우지 못하면서 좋은 관직에 올라 있는데, 구종직이 이 벼슬을 맡지 못할 이유가 어딨느냐?"며 신하들을 꾸짖었습니다.

이 일화는 세종대왕이 신분이나 관례에 얽매이지 않고, 실력과 인재를 중시해 인재를 발탁한 대표적인 사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.

 

 

 

  • 교서관(校書館): 국가의 중요한 서적 출판과 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핵심 관청입니다. 지금으로 치면 국립 출판사이자 도서 관리청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.